pia's Library
[잎사귀의돌]Mayhem444님의 커미션 완료본입니다. 본문
어느 하루.
Matthew Ulerio X Albino Blanco
약속한 놀이공원의 시계탑 위를 지나 조금 떨어진 수풀 근처로 내려앉은 찌르호크의 등에서 내리며 알비노는 수고했다는 뜻으로 찌르호크의 목을 두어 번 두들겨주고는 이내 몬스터볼 안으로 되돌렸다. 바람을 만끽하며 날아오느라 옷매무새가 흐트러졌을까 다시 한번 여기저기를 털고 주름진 곳이 없는지 살핀 알비노는 마지막으로 모자를 고쳐 쓰고 약속했던 시계탑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굽이 높은 신발이 걸어가며 특유의 부딪히는 소리를 낸다. 멀리 시계탑이 보인다. 시계탑 아래, 무료한 표정을 지은 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선생님의 모습이 보이자 알비노의 걸음이 점차 빨라졌다.
"매튜!"
빠르게 걷다 못해 뛰어오는 알비노의 모습을 발견한 매튜가 조용히 미소 지었다. 양팔을 벌리고 품 안으로 안겨 오는 알비노를 받아 안아주며 매튜는, 틀어박힌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굽이 높은 신발을 신고 뛰면, 넘어집니다."
웃음을 한껏 머금은 채로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는 매튜를 올려보며 알비노는 마주 웃어 보였다.
놀이공원은 꽤 한산했다. 멀리 하나 지방의 뇌문시티랬나, 그곳의 유원지는 굉장히 화려하고 시끌벅적하다고 했지만, 이곳의 놀이공원은 가벼운 놀이기구 몇 가지가 있는 넓은 공원에 가까웠다. 유치원생으로 추정되는 어린아이와 아로마 아가씨가 소풍을 즐기고 있는 잔디밭을 지나 짧은 치마 아가씨들이 소리 지르고 있는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놀이기구의 곁을 지나쳤다. 저 놀이기구보다 찌르호크의 공중 날기가 더 빠를 텐데, 알비노는 그렇게 생각하며 발을 옮기다, 미처 바닥의 돌멩이를 보지 못하고 밟았다.
“어…?”
시야가 기울어졌다.
굽이 높은 신발이 불안하게 흔들려 그대로 넘어지려는 것을 누군가 알비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다행히 넘어지는 것은 막았지만, 대신 안겨버린 알비노가 머뭇거리며 고개를 돌렸다. 아, 놀랐다. 늘 예의 바르고 다정다감하던 매튜가 놀란 눈으로 알비노를 바라보고 있었다. 매튜의 바다를 닮은 푸른 눈에 확연히 비치는 자신의 얼굴에 알비노는 멍하니 눈을 깜박였다.
“괜찮습니까?”
다급히 물어오는 매튜를 보며 알비노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매튜의 도움으로 바로 선 알비노가 발끝을 톡톡 바닥에 부딪혀보고 발목이 아프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자 매튜 또한 안심했는지 이내 다시 웃어 보였다.
“또 넘어지면 안 되니까 손, 잡을까요?”
메이헴님의 커미션 신청 일부분입니다.
[자컾/잎사귀의돌/일상을 벗어난 소풍]으로 신청받았습니다. 신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