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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E] 나인과 네로 본문

Pokemon/Nine Story

[NINE] 나인과 네로

Pialati 2016. 8. 22. 00:00

"아버지-!"

데봉의 최상층을 가장 자유롭게 드나들수 있는 청년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도착했을때, 사장석에 앉아있던 중년인은 손으로 눈을 덮었고 책상을 사이에 두고 검은 머리를 틀어올려 집게핀으로 고정한 흰색 연구용 가운의 여성이 몸을 틀었다.

"어… 어머님?"

나인의 어머니. 매년 관동에서 보던 아버지의 친구. 여느때와 다름없는 검은색 노슬리브니트와 청바지. 그리고 흰색의 연구용 가운을 걸친 유리가 사장석의 앞에서 성호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성호야, 무슨 일이냐."
"아침에 리그로 이런걸 나인의 메타그로스가—."

성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발명의 앞에 서있던 유리가 성큼성큼 다가와 그의 손에 들린 편지를 낚아챘다.
당황스러운 성호와 달리 무언가를 아는지 발명은 이맛살을 찌푸렸고 봉투를 찢어 편지를 읽어보던 유리가 하, 기가 차다는듯이 짧게 숨을 토해냈다.

"그래, 네가 불렀다는 소릴 들었을때부터 뭔가 있을거라고는 생각 했는데. 성호 군, 그 메타그로스는 자네가 선물했었지?"
"네. 그보다 그 편지에 따르면 나인은 지금……."
"그 애가 납치된게 처음은 아니야. 문제는 발신인이지."

유리의 말에 성호가 놀란 얼굴로 유리를 바라보았다. 저 편지는 간단히 말해 협박문이었다. 네로라는 사람이 보낸 이 포켓몬의 트레이너는 자신이 데리고 있다-라는 진부한 내용의 협박편지. 요구사항도 무엇도 없는 진부한 내용임에도 메타그로스가 편지와 함께 나인의 몬스터볼을 가져왔다는점에서 성호는 위기감을 느꼈다.
지금은 성호가 가지고 있는 몬스터볼은 총 다섯. 보스로라와 에브이, 로토무, 아쿠스타, 그리고 그가 선물했던 메타그로스.
아무리 나인이라도 식스테일과 메타몽만으로는 자력으로 탈출하기 어렵다는게 그의 생각이었지만 유리는 그렇지 않은듯 해 보였다.

"발명 당신, 저 네로라는 사람을 알고 있는거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타이밍 좋게 날 불러냈을리가."

한손에 쥔 편지를 구깃 움켜쥐며 유리가 나발명을 응시하자 시선을 피하던 나발명이 한숨을 내 쉬었다.

"16년 전 자네가 은퇴한 계기가 된 그 사건. 그 사건의 생존자일세. 누군가 나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조사를 시켰었지."

성호로써는 알 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나발명과 유리 사이에 조용한 침묵이 가라앉았다.

16년이 지났음에도 파비코리를 제외한 그날을 함께 겪은 포켓몬들과 유리에게 그날은 아직까지도 어제일처럼 뚜렷했다.
16년 전, 고산 지대에서 일어난 의문의 폭발. 마을 하나가 통채로 사라져버린 엄청난 사고에 대해 레인저 본부 및 포켓몬 협회에서는 단순한 사고라 발표했지만 사실은 달랐다. 그것은 얼마 전 휘웅이와 봄이, 그리고 성호와 윤진, 은송을 비롯한 호연의 체육관 관장들과 챔피언이 막아냈던 두개의 악의 조직 아쿠아단과 마그마단이 저지른 일 중 하나였다.
그 사건으로부터 일년 전, 마그마단이 모종의 실험을 그 마을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레인저 본부에서 당시 열 여섯이던 유리에게 잠입을 지시했다.
그녀가 받았던 명령은 조사 및 실험의 저지.
그 일을 위해 그녀는 마그마단에 입단했고, 나인테일과 함께 마그마단 내에서 많은것을 보고 들었다. 기다림은 레인저의 특기항목이기에 잠입하고도 8개월 가량을 숨죽이고 지냈던 유리는 어느날 호걸의 부름을 받아 보스인 마적과 조우했고 직접 비밀 실험이라며 그 고산 지대의 마을로 파견을 지시받았다.
일이 쉽게 풀린다고 생각했던것도 잠시, 이미 실험은 상당수 진행된 상태였고 유리가 할 수있는 일은 적었다. 상황을 보고받은 레인저 본부에서는 그 마을에 대해 포기하기로 결론을 내렸고 그녀에게 내려진 최우선 사항은 실험 결과의 파괴였다.
수십명의 사람과 포켓몬의 목숨이 걸린 일이다. 마을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며 끊임없이 연락을 취한 그녀에게 돌아온 답변은 실험 결과를 파괴하지 못한다면 마을 한두개가 문제가 아닐것이라는 현실이었다.
그렇다면, 기록을 파괴하고 마을 또한 구하겠다. 치기어린 욕심에 의해 그녀는 마그마단의 연구소의 파괴를 결정했다. 배반이라며 달려드는 어제까지 같이 생활한 이들을 상대로 나인테일이 불대문자를 내뿜는다. 사랑동이가 아쿠아제트를, 캐스퐁이 눈보라를, 스이쿤이 얼다바람과 냉동빔을 뿜어내며 유리와 함께 마그마단의 연구소에서 난동을 부리는 동안 럭키와 가디안이 마을 사람들을 피난시키려 먼저 연구소를 나섰다.
그러나 지나치게 소란을 벌인 탓일까. 예정과 달리 포켓몬들은 빠르게 지쳐갔고 무엇보다 연구소의 컴퓨터를 포맷시키는 과정 중에 등장한 마적과 호걸의 모습에 그녀는 절망했다.
연구소 전체를 날려버리지 못한다면 적어도 컴퓨터만큼은 부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한 유리가 모든 화력을 컴퓨터로 집중시킬때 스이쿤이 홀로 마적과 호걸 앞을 가로막았다.
결국 컴퓨터를 망가트리는데에는 성공했으나 마적과 호걸은 놓쳤다. 서있을 기력조차 없던 그녀가 다른 포켓몬들을 볼로 불러들이고나자 그녀를 들쳐업은 스이쿤이 불길이 치솟는 연구소를 탈출하자 보이는것은 지옥.
마을 곳곳에서 치솟는 불길과 무너져내리는 집.
놀란 유리가 억지로 힘이 들어가지 않는 다리에 힘을 주어가며 힘겹게 일어서고 캐스퐁과 사랑동이를 다시 꺼내, 스이쿤과 함께 소화작업을 부탁했다.
지친 기색이 만연한채로 사랑동이가 하이드로펌프와 아쿠아제트를 사용하며 불속을 넘나들고 캐스퐁이 비바라기로 비구름을 불러오고 웨더볼을 사용해 물의 공을 불타는 집에 던진다. 스이쿤이 얼다바람을 부르고 냉동빔을 이용하고 나인테일이 발로 흙을 흩뿌려 불길을 잡는다.
지친 상태에서의 무리한 소화작업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알면서도 유리는 혹시라도 있을 생존자를 포기할수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사랑동이가 먼저 지쳐 기절하고 유리는 사랑동이와 캐스퐁을 불러들였다.
먼저 내보낸 럭키와 가디안이 사람들을 대피시켰을거다. 막연한 기대감은 불길이 거의 사그라들은 마을의 폐허를 거닐수록 사라졌다. 흉측하게 녹아내린 사람들의 잔해에 복받쳐오르는 눈물을 꾸역꾸역 삼킨다. 폐허의 한가운데에서 가디안과 럭키를 만났을때, 유리는 가디안이 안고있는 아기를 보며 그대로 무너져내렸다.
그리고 본부로 복귀한 그녀는, 열 여섯이라는 이른 나이와 레인저중의 고위 실력자라는 점에서 본부장이 직접 나서 만류했지만 무시하고 사직서를 제출. 고향인 금방울시티가 아닌 번화한 금탄에 자리를 잡고 아기를 딸로 키웠다.
속죄하는 마음도 아니고, 하물며 보상의 마음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그날, 가디안에게 안겨있던 그 작은 아이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이다.
가디안을 비롯한 다른 포켓몬들이 나인이라면 모든일을 제치고 달려가고, 특히 가디안이 과보호에 가까울정도로 나인에게 집착하는것. 그리고 럭키가 유난히 나인 근처에 가지 않으려 하는것 모두 그날의 기억이 또렷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날의 기억이, 16년을 넘어 그녀와 그녀의 딸을 찾아왔다.

"……나인은, 알아?"

이윽고 흘러나온 유리의 물음에 나발명이 고개를 저었다.

"아마도 모를거라고 생각하지만, 혹시 그 청년이 말했을지도 모르지."

발명의 대답에 유리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성호 군, 혹시 오늘 나인이 어디갔을지 짐작되는데라도 있어?"
"글쎄요, 주로 미로마을 아니면 콘테스트 회장. 루네 인근의 해저 정도…? 혹시 모르니 루티아에게 연락을."
"유리 누나~!"

성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 들려온 쾌활한 목소리에 유리가 살풋 인상을 찡그렸다. 레드의 목에 팔을 둘러 끌고 당당하게 웃고 있는것은 그린.

"너희가 여긴 무슨 일이지? 그린, 체육관은?"
"누나가 가보라던데요. 누나가 휴가 내셨다면서."

그린의 말에 눈치 빠른 나리를 떠올린 유리가 작게 한숨을 내 쉰다. 그러나 그린은 아리송한 얼굴로 유리를 향해 하나의 기기를 건넸다.

"누나가 나인에게 문제가 생긴거면 이걸 유리 누나 주라고 하던데요."

씩 웃는 그린에게서 기기를 받은 나인은 작게 고개를 저었다. 하여튼 나리, 그 애에게는 방심할수가 없다니까. 나인에게 문제가 생긴거면. 확실한 전제에 기기의 전원을 켜자 또렷하게 펼쳐지는 호연의 지도를 띄운 멀티 네비게이션. 세개의 점이 동시에 점멸하고 있는곳과, 유독 홀로 떨어져 점멸하는 하나의 점.

"나인 걔가 워낙 돌아다니는걸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발신기를 붙여뒀대요. 이게 아마도 우리들. 그리고 저기 혼자 떨어져있는게 나인같은데요."

그린의 설명에 유리의 손에 들린 멀티 네비게이션을 쳐다보던 성호가 지도의 한쪽을 가리켰다.

"이쪽이 송화산, 이게 이끼시티, 이쪽이 루네. 그럼 그 사이라면 ……."
"해안시티!"

유리의 답에 성호가 흠칫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해안시티라면 전에 휘웅이와 봄이로부터 들은적이 있습니다. 그곳 인근의 해안동굴에 마그마단의 아지트가 있었다고!"
"스이쿤!"

그럼 거긴가, 위치가 확정지어짐과 동시에 유리가 갑작스레 큰소리로 포켓몬을 불렀다. 서늘한 바람과 함께 나타난 아름다운 푸름의 포켓몬이 몸을 살짝 낮추고 유리가 익숙하게 올라탔다.

"스이쿤, 해안시티로!"

북풍의 사자가 바람을 몸에 두른채 삭막한 도시의 마천루에서 뛰어내린다. 레드와 그린이 각자 포켓몬을 꺼내 그 뒤를 쫓고 성호 또한 무장조를 꺼내 쫓으려 할때 발명이 아들을 불렀다.

"성호야."
"아버지?"
"세 사람을 잘 부탁한다."

발명이 말하는 세 사람이 누구인지, 아직은 잘 모르지만 모든것은 가보면 확실해질것이다. 고개를 끄덕인 성호가 무장조의 등 위에 올라탔다.

한편 그로부터 몇시간 전, 나인은 해안 백화점의 옥상에서 껄끄러운 얼굴로 눈앞에 놓인 파르페와 맞은편에 앉은 남자를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아무리 사람을 좋아하는 나인일지라도 초면의 상대가 사주는것을 좋다고 받아먹을정도로 허술하지는 않은것이다.

"저기요."
"응?"

뭐가 그리 좋은지 턱을 괸채 싱글벙글 웃고 있는 남자의 시선에 못이겨 아이스크림을 조금 떠먹고, 나인은 이내 스푼을 내려놓았다.

"그쪽에서 찾으시던 여행 용품 코너는 어차피 저도 용건이 있었고 그런거 하나 도와드렸다고 이렇게 해 주시는건 솔직히 부담스러워서요."
"그래? 부담스럽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아, 파르페가 싫어? 그러면 나무열매 주스가 좋을까?"
"저기요, 지금 그런 문제가 아니라—."

나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리나케 스넥코너로 가 음료를 주문하고 있는 남자의 모습에 나인은 한숨을 내 쉬었다.

"테일, 뭔가 잘못걸린거같지?"

나인의 물음에 무릎위에 앉아있던 식스테일이 작게 울었다.
호연에서 보기 드문 은발이 신기해 해안시티 한가운데에서 헤매고 있는 남자에게 말을 걸었던것이 화근이었다. 지나치게 고마워하고 지나치게 잘해주려 한다. 여행 용품을 사야 한다기에 안내했더니 필요한게 있다면 사준다 하고, 거절을 거듭하다 보니 옥상에서 차라도 사준다고 끌고 와 지금 이 상태까지 왔다.

"하필이면 오늘은 애들도 다 두고 나왔는데……."

테일과 메타몽도 상당히 강하지만 그녀의 배틀 스타일은 강력한 방어력을 기반으로 한 어택이다. 새 포켓몬도 없는 이상 탈주는 무리. 적어도 아쿠스타라도 데리고 왔었다면 도망치는게 조금은 수월했을텐데.

"테일, 저 사람 죽지 않을 정도로만 살짝 구워주면 안될까."

나인의 속삭임에 식스테일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래, 무리한 부탁이겠지. 그런데 그런 부탁이라도 해야 할 정도로 부담스럽다고. 로토무라면 진작에 가서 전기충격으로 기절시키고 왔으련만.
사람이 자리를 벗어나고자 하면 어느정도까지 사고가 흘러가는지 이제야 알거같다. 뒷수습은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자리를 뜨자.
고민 끝에 식스테일을 안고 벌떡 일어나자 푸른색의 오랭나무열매 주스를 들고 돌아온 남자가 크게 놀란다.

"무슨 일 있어?"
"저기, 죄송한데요. 저 다른 일이 생각나서 먼저 가 볼게요."
"음… 그건 곤란한데."

활짝 웃는 남자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나인은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에 정신을 잃었다.

"눈여아, 냉동빔 살살 쓴거 맞지?"

남자의 물음에 눈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가 꺼낸 렌트라가 얼어붙은 나인과 식스테일을 등에 지고 해안 백화점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놀란 다른 사람들을 향해 가출한 동생을 데려가는거라며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운 말을 해명이랍시고 남기고 남자는 눈여아와 함께 백화점을 나섰다.
예전 누군가가 사용했다던 해안동굴을 적당히 치우고 얼어붙은 나인을 세운다. 남자가 꺼낸 헬가가 가벼운 불꽃으로 얼음을 녹이고 정신을 잃은 나인을 무우마직이 띄워 담요 더미 위로 옮긴다.

"난폭하게 굴 생각은 없었는데."

남자가 꺼낸 체리버와 파치리스가 고개를 갸웃이자 남자는 쭈그려 앉아 생긋 웃어보였다.

"저 예쁜 아가씨가 이제 너희 주인이야. 알겠지?"

트레이너의 말은 절대적이다. 파치리스와 체리버가 기절한 나인의 주위로 다가가 서성이는 모습에 남자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어느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끙끙거리고 앓는 소리를 내던 나인이 반짝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체리버와 파치리스가 눈을 반짝이며 바라보고 있자 순간 나인의 사고가 정지했다. 쟤네가 호연에 왜 있지. 신오에서 보던 애들인데.
일단 일어나 아직 기절중인 식스테일을 꼭 끌어안고 나인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찢어진 마그마단의 깃발과 군데군데 위치한 붉은 색. 해안시티에 있던점을 감안했을때 여긴 그 인근의 옛 마그마단 아지트다.
분명 해안백화점의 옥상에서 남자에게 이별을 고하고, 추위와 함께 정신을 잃었던것 같은데…….

"아, 깼어?"

아무일도 없었다는듯한 미소에 나인은 앉은채 뒤로 물러났다. 파치리스와 체리버가 따라왔지만 지금의 그녀에게 그것까지 신경쓸 기력은 없다.
기력의 조각을 식스테일에게 주고, 나인은 고개를 들어 남자를 바라보았다.

"지금 이게 무슨 짓이죠?"

있는 힘껏 눈에 힘을 주고 쏘아보는 나인과 달리 남자는 유쾌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네가 간다며. 내가 얼마나 널 찾았는지도 모르면서 그런 매정한 소릴 하니까 이렇게 할 수밖에."
"누구신지도 모르는 분께 그런 말을 듣는건 좀 이상한데요. 저 아세요?"

나인의 질문에 남자의 곁으로 포켓몬들이 모인다. 무우마직, 눈여아, 렌트라, 헬가. 식스테일만으로는 돌파하기 어려운 상대.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한다. 메타그로스와 보스로라, 에브이에게 외출하면서 목적지를 밝혀놓았다. 말없이 늦으면 성호나 윤진에게 달려갈 아이들인것을 알기에 나인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알아. 나인이지? 콘테스트계의 떠오르는 샛별이자 각 지방의 챔피언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좋아하는 사람이 성호 챔피언?"
"뭐야, 당신 스토커야?"

콘테스트에 하루이틀 얼굴을 들이민것도 아니니 콘테스트 출전자라는 점은 비밀은 아니다. 그러나 뒷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나 알 사항은 아니다. 특히 초면의 사람이.

"스토커는 아니고, 네 오빠."

남자의 말에 나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테일, 얘. 내가 지금 잘못들었지?"

이제야 기운을 차린 식스테일이 주변의 분위기에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린다. 그러나 남자는 개의치않고 어깨를 으쓱여보였다.

"진짜라니까? 그 여자. 네가 엄마라고 알고 있는 그 여자가 진짜 네 엄마인줄 알아? 우리 부모님은 옛날에 돌아가셨어. 바로 저 여자 때문에."

남자가 가리키는 동굴 입구에 타이밍 좋게 스이쿤을 탄 유리가 내려섰다. 뒤이어 도착한 레드와 그린, 성호의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뜬 나인이 이내 다시 인상을 찡그리고 남자를 바라보았다.

"웃기고 있네. 내가 엄마 친딸 아닌걸 지금까지 몰랐게? 그냥 봐도 알거든? 그러건 말건 내 오빠는 저기 있는 두 사람 뿐이야. 내 엄마는 저기 있는 사람 뿐이라고."
"아니—, 네 오빠는 나뿐이고, 네 엄마는 이미 죽었어. 16년 전에. 저 여자는 우리 부모님과 마을 사람들을 죽게 만든 살인자야."

유리의 얼굴에 그림자가 진다. 살인자. 단 세글자의 단어가 그녀를 짓누른다.
이내 남자의 입에서 그날의 참상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꼬링크와 마을 밖에서 놀다가 점심 시간에 늦겠다며 방향을 바꿨을때 마을의 방향에서 뿌옇게 피어오르는 연기를 발견했다.
정신없이 달렸다.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비탈에서 굴러 떨어졌다. 살갗이 베여 벌건 피가 배어나와도 멈추지 않았다. 꼬링크가 걱정하는걸 알지만 집이, 엄마가, 동생이 걱정됐다.
얼마전에 태어나 마을 사람들이 축복하던 동생. 그날만큼은 아빠가 벌목일을 쉬고 놀았다. 옆집의 아줌마는? 혼비백산해 도착한 마을은 시뻘건 불꽃이 집어삼킨지 오래였다.
불타는 마을에 뛰어들려는 자신을 꼬링크가 필사적으로 막았다. 눈 앞에서 마을이 불타고 무너져내렸다. 누군가의 비명과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설마 그 녀석이 배신을 할 줄은.'
'호걸, 지나간 일은 됐다. 데이터는?'
'우효효효, 미리 백업 해 두었지요.'

붉은 옷차림의 남자들이 불타는 마을 앞에서 대화한다. 저들은 본적 있다. 예전에, 이 마을에 연구소를 세웠단 사람들. 그리고 최근에 어느 여자를 데려왔었다.
그리고 그 여자가— 마을을 이렇게 만들었다.

"그날의 날 구한건 이 눈여아야. 신오에서 힘을 기르는 동안 이 아이들이 날 도와줬지."

손을 벌려 포켓몬들을 소개하던 남자가 안광을 번뜩이며 유리를 바라보았다.

"널 찾아 헤매는데 너무 오래 걸렸어. 저 여자가 하던 레인저도 그만두고, 먼 관동으로 이사가서 그래. 그리고 널 키웠지. 자기가 부모를 죽인 아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이제는 오래된 옛 일의 이야기에 모두가 할 말을 잊고 어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움직인것은 다름아닌 나인이었다.

"변신! 그리고 더블 화염방사!"

나인의 목에 걸려있던 목걸이가 떨어져나와 식스테일로 변화한다. 두마리의 식스테일이 동시에 화염방사를 내뿜고 그 열기에 남자가 주춤하는 사이 나인이 벌떡 일어났다.

"저게 지금 무슨 헛소리야. 지금 나에게 엄마를 미워하라고 그 얘길 꺼낸거면, 너. 그거 실수야."

성호의 허리에 매달려있던 나인의 몬스터볼이 달각이며 움직인다. 몬스터볼 안의 포켓몬들이 그녀의 분노에 반응하고 있는것이다.
두마리의 식스테일이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린다.
나인은 부릅뜬 눈으로 놀란 얼굴의 남자를 노려보았다.

"지금 그 얘기, 아무리 들어도 엄마가 나때문에 하던 일 그만두고 파트너까지 두고 멀리 관동 이사가서 키웠다는 소리로밖에 안들리거든? 내가 엄마한테 미안하면 미안했지 적어도 미워할 이유는 아니네. 장난해? 원망할거면 마그마단에게 하던가. 왜 애꿎은 엄마한테 살인마 운운하고 난리 읍!"

분노해 말을 쏟아내는 나인의 입을 어느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메타몽이 막는다. 레드의 에브이가 사이코키네시스로 그녀를 띄워 데리고 가려 하자 남자의 무우마직이 가로막았지만 그 사이 스이쿤이 신체의 긴 끈과 같은 더듬이로 나인을 휘감아 데려왔다.

"꼬맹아, 일단 좀 참고."

그린이 뭐가 그리 즐거운지 싱글벙글 웃으며 나인의 머리를 토닥이자 나인이 입을 막은 메타몽을 떼어내고 볼을 부풀렸다.

"이 오빠가! 지금 이게 참을 일로 보여요?"
"그래도 진정해. …지금 화가 난건 너 하나만이 아니니까."

그린의 말에 그제서야 주변을 둘러본 나인이 반 감긴 눈으로 남자를 노려보는 레드와 딱딱하게 굳은 얼굴의 성호를 보고 말을 멈췄다.
뒷모습만을 보여주는 엄마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엄마 외의 세 사람이, 전부 화났다.

"일단, 나인. 네 포켓몬."

성호가 다섯개의 몬스터볼을 건네주자 나인은 재빨리 받아 허리에 찼다. 여섯개의 몬스터 볼.

"그럼 이제 우리가 나서 볼까? 우리들의 귀여운 동생을 아주 마음껏 귀여워해준 모양인데."

그린의 말에 레드가 한발자국씩 더 앞으로 나섰다.

"일부러 협박장을 보내왔으니 저도 물러나있을수는 없습니다."

메타그로스가 든 볼을 움켜쥐고 성호 또한 나서는 모습에 식스테일이 쪼르르 달려와 나인에게 안겼다.

"내 동생 내가 데려가겠다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웃기지마. 내 엄마를 미워하면서 날 데려가겠다고?"

입술을 꾹 깨물고 나인은 토해내듯 말을 뱉어내고 두 의형제와 성호를 뒤로 잡아당겼다.
얼떨떨한 그들의 앞으로 한발한발 힘있게 디디며 나인은 포켓몬들을 꺼냈다.

"당신이 누군지 나는 이름도 몰라. 날 찾아다녔다고? 신오에서 힘을 길러? 신오라면 3년전에 이미 다녀왔어. 거기서도 콘테스트에서 우리가 얼마나 날뛰었는데 이제와서 난리야?"

관동에서부터의 여행을 함께 한 보스로라.
성도에서부터 함께한 에브이와 아쿠스타.
그리고 신오에서 만난 로토무.

미안해 기다려줘, 볼 안에 남은 메타그로스에게 속삭이고 나인은 눈 앞의 남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당신이 날 처음 만나서 했어야 할 말은, 지금껏 당신의 존재를 몰랐던 나에게 대한 설명이지. 누군가에 대한 원망도 아니고, 누군가에 대한 험담은 더욱 아니었어. 그것이 날 16년간 길러준 엄마에 대한 일이라면 말할 가치도 없지."

스이쿤의 옆에 선 유리를 돌아보지 않은채 옆에 서서 조용히 손가락을 얽어 단단히 움켜쥔다.

"나는 나인이야. 금방울시티 출신 유리의 딸. 금탄과 태초마을에서 자란 태초마을 출신의 나인이라고. 당신이 말하는 돌아가셨다는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조금 더 기다리시라고 해. 16년간 나는 엄마의 딸이었고, 앞으로도 그럴거야. 나중에 내가 죽어서 만나게 된다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할거니까."

풋, 금방이라도 터질듯했던 위태위태한 공기가 누군가의 웃음 소리에 의해 날아갔다. 레드가 은은한 미소를 짓고, 성호가 고개를 젓는다. 그린은 아예 폭소하고 있었다.

"나인, 너 웃긴다. 저 남자가 말한 사고가 진짜 유리누나 탓이면 어쩌려고?"
"엄마가? 그린 오빠 미쳤어요? 엄마가 그런일을 저질렀으면 애초에 날 주워오지도 않았지. 금탄에 살때부터 엄마 포켓몬들이 날 얼마나 싸고 돌았는데. 아, 옛날에 야생 포챠나 만났을때 나 집에 데려다준것도 엄마의 스이쿤이었구나."

뒤늦게 깨달았다는 투로 스이쿤에게 그때는 고마웠어, 인사를 건네는 나인의 모습에 레드마저 픽 웃음을 터트렸다.

"뭐야, 내가 뭐 말 잘못했어?"
"아니, 잘못한거 없어."

유리와 나인 사이의 신뢰관계를 잘 아는 그린이 대답하고 남자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래서, 네로 라고 했던가? 산에서만 지내느라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모양인데."

그린은 힐긋 유리와 나인을 보고 다시 남자를 바라보았다.

"넌 동생을 데려간다 했지만 세상에서는 그런걸 납치라고 하거든."
"나인의 오빠를 자칭한다면 당연히 우리를 먼저 봐야 할 텐데."

그린과 레드의 너무나도 든든한 뒷모습을 보며 나인은 얼떨떨한 얼굴로 눈을 깜박였다. 저 오빠들 만큼이나 강하고 든든한 사람은 찾기 어렵다. 지금 생각하니 관동에 있어야 할 저 두 오빠가, 엄마까지 해서 여기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에게 문제가 생겨서 와줬다고 생각하면 자신이 너무 앞서나간걸까.

"성호 챔피언, 나인을 부탁합니다."
"네."

성호가 물러나 나인과 유리의 곁에 선다. 

"레드 오빠! 이건 내가…!"
"나인. 잘 들어. 네 의사는 확인했으니 이제 우리 차례야."

그린의 말에 레드가 모자를 매만지고 씩 웃어보였다.

"너를 납치했어. 그런데 우리가 가만히 있을거라 생각해, 동생?"
"…아니."

가만있을리가 없다. 언제나 늘, 저 둘은 그녀의 든든한 아군이니까. 늘 잔소리를 늘어놓는 그린 오빠, 이 자리에는 없지만 이따금씩 근황을 물어보며 연락해오는 나리 언니, 가장 잘 맞는 레드 오빠. 자신을 친동생마냥 아껴주는 저 사람들이야말로 자신의 오빠를 자처하는 저 남자와 끝맺음을 맺을 사람들이다.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죠."

성호의 말에 나인은 포켓몬들을 불러들이고 유리의 손을 꼭 잡은채 동굴을 나왔다.

"…엄마, 괜찮아?"

말없는 유리를 조심스레 올려보며 나인은 어딘지 초조한 기분이 들어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난 엄마 딸인데. 그 사람이 말한 사고는 엄마 탓이 아닌데.
자신의 입으로 말하기도 그렇지만,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엄마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를 안다. 금탄에서, 태초마을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던 캐스퐁과 파비코리.
엄마의 탓도 아닌 일로 엄마가 괴로워 하는것은 바라지 않는다. 늘 고맙고 미안한 엄마에게 그런 소리를 하는 멍청이를 지금이라도 다시 들어가서 배틀을 걸어야 하나. 아냐, 오빠들이 해 줄것이다. 그 두 사람도 자신을 좋아하는것 만큼이나 엄마를 좋아하니까.
​입술을 씹으며 생각에 생각을 이어가던 나인의 귀에 문들 유리의 목소리가 닿았다.

"나인."
"으, 으응?"

나즈막한 유리의 목소리에 나인은 마른 침을 삼키며 엄마를 보았다. 하고싶은 말이 많은 표정으로 나인을 바라보던 유리가 한참을 망설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정말 괜찮겠니? 저 사람이랑 함께 가지 않아도."

유리의 말에 나인이 볼을 부풀리고 이내 유리에게 폭 안겨들었다.

"내가 한 말은 어디로 들으셨대요. 내 엄마가 여기있는데 누굴 따라가. 그리고 저런 이상한 사람 몰라. 제대로 오빠 취급 받고 싶으면 제대로 자기소개부터 하라고 해."

뒤에 서있던 성호가 작게 웃음을 터트리자 유리에게 안겨있던 나인이 빼꼼 고개를 내밀더니 고개를 갸웃였다.

"야~, 후련하다."

손을 탁탁 털며 나오는 그린과 개운해 보이는 레드. 그리고 상대적으로 피곤해보이는 남자의 모습에 나인은 그제서야 유리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응? 그린 오빠,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어?"
"별거 아냐. 간만에 스트레스 해소. 그나저나 넌 뭘 그렇게 쉽게 납치당하고 있어?"
"으앙 잘못했어요."

울상을 지은채 그린에게 혼나기 시작하는 나인과 그 뒤에서 이번만큼은 그린의 편인지 고개를 끄덕거리는 레드를 보며 남자가 우물쭈물 하고 있는 모습에 성호는 살며시 그에게 다가갔다.

"하고싶은 말이 있으시죠?"

놀란 눈의 남자는 아무리 봐도 사회성이 떨어져 보여 성호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 쉬었다.

"나인이 아까 화를 내긴 했지만 그렇다고 오래 마음에 담아두는 아이는 아니니까요. 대화를 하고자 하면 들어줄겁니다."

그런 아이니까요. 성호의 말에 용기를 얻었는지 처져있던 남자가 어느새 레드의 뒤로 숨은 나인의 곁으로 다가갔다.

"…미안해."
"뭐가요?"
"널 억지로 데려온거."

이거 틀려먹었구만. 옆에 선 그린이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순간 멍청한 얼굴을 해보인 나인이 두어번 눈을 깜박였다.

"그게 아니죠. 먼저 사과해야 하는건 내가 아니라 내 엄마. …뭐, 그래도 나쁘지는 않네요. 주변에 사과해주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

씩 웃어보인 나인이 남자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태초마을의 나인이예요."
"…네로. 천관산의 네로."

머뭇대던 남자-네로의 대답에 나인은 말갛게 웃으며 손을 맞잡았다.

"잘 부탁해요, 네로 오빠."




해안 시티 한쪽의 민박집을 빌려 레드와 그린이 배틀을 벌이고 유리가 음식을 준비한다. 겉도는듯한 네로의 곁에서 포켓몬들이 가득한 모습을 바라보며 벤치에 앉아있던 나인은 소리죽여 웃었다.

"나인."
"앗, 성호 오빠!"

성호가 건네주는 차가운 미네랄 사이다를 받아들며 나인은 옆 자리에 앉는 성호를 보았다.

"죄송해요. 많이 놀라셨죠?"
"조금. 어머님은 네가 납치 당한게 처음이 아니라시던데 정말이야?"
"헤헤, 옛날 일이예요. 6년 전인가? 성도 지방 여행할때 로켓단이랑 얽힌적이 있거든요. 그때 말고도 신오에서도 한번 갤럭시단인가 하는 이상한 사람들하고 얽혔었는데. 아, 그래서 보리가 노숙을 결사반대하나봐요."

헤헷 웃어보이던 나인이 성호가 이맛살을 찌푸리자 서둘러 손을 내 저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 여행 떠나기 전부터 레드 오빠가 지내던 은빛산 드나들었잖아요. 성호 오빠 길안내도 제가 했는데요."
"그래도 걱정이 되는건 어쩔수 없지않을까?"
"조심할게요. 그치만 보리도 있고 메타그로스도 있는데……."

우물우물 말 끝을 흐리는 나인의 무릎 위로 파치리스와 체리버가 깡총 올라앉았다.
나인의 포켓몬도 아닌데 지나치게 따르는 모습에 성호가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자 나인이 난처한 얼굴로 볼을 긁적였다.

"이 포켓몬들은?"
"네로 오빠가 저 주려고 잡았던 애들이래요. 꼭 데려가 달라고 신신당부 하길래 받긴 했는데 사실 좀 곤란해요."

알에서부터 키운 보스로라를 포함해서 현재 함께 하는 포켓몬들은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새로운 포켓몬을 받았다고 냉큼 엄마에게 맡겨 집으로 돌려보낼수는 없는 노릇이고.

"교체할수 없어서 멜리시도 못잡았던건데……. 집에서만 지내라고 하기에는 미안하잖아요."

한숨을 내 쉬고 무릎위의 체리버와 파치리스를 보며 고민하는 나인을 보고 성호는 작게 웃었다.

"네로 하고는 어떻게 하기로 했어?"
"사실 뭐라고 할 건 없었어요. 엄마는 관동에, 저는 여기서 지내니까요. 혼자 사는 집에서 같이 살자고 할 수도 없고, 연락 주고받고 가끔 만나기로 하는 정도? 성호 오빠도 시간 되면 같이 가요."
"그래."

배틀을 끝낸 그린이 네로에게 무어라 말을 거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인과 성호는 아침과 달리 평화로운 주변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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