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pia's Library

[글라콜렛] 휴식 본문

Pokemon/Request

[글라콜렛] 휴식

Pialati 2017. 5. 31. 13:41

트위터 @Colet_Coletto 님과의 연성교환입니다.


Gladion x colet


에테르 하우스 앞의 해변을 걷는 콜렛의 손목에 리본을 감고 함께 걷던 님피아-미키슬림이 고개를 들어 걱정스레 트레이너를 올려보았다. 미키슬림으로부터 마음을 안정시키는 파동이 전해져오자 콜렛은 소리없이 웃어보였다. 걱정시킨 모양이었다.

에테르 하우스 앞의 이 해변은 과거 콜렛이 아세로라가 돌보던 아이들의 빼앗긴 포켓몬을 되찾기 위해 스컬단의 아지트인 포마을로 가기 위해 방문했던 장소. 그리고, 여기서 잘 보이는 저 에테르 하우스는 릴리에가 스컬단에게 납치당하고 분노한 글라디오와 배틀을 펼쳤던 공간이기도 했다.

글라디오. 에테르재단의 대표인 루자미네의 아들이자 콜렛의 섬 순례를 함께한 릴리에의 오라버니. 스스로 강해지고자 집을 나와 스컬단의 용병으로 있던 그는 콜렛의 연인이기도 했다. 비록 지금은, 울트라 비스트의 신경독에 당한 루자미네를 고치기 위해 릴리에가 어머니와 함께 관동으로 떠나 그 뒷수습을 위해 에테르 파라다이스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은 연인관계인 두 사람이지만, 사실 콜렛이 처음부터 글라디오에게 호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섬 순례의 길을 걷고 있던 그날, 아칼라 섬에서 캡틴 수련의 시련에 도전하기 위해 잔잔한 물가언덕으로 향하던 중에 대뜸 콜렛이 맞냐며 물어온 글라디오와 배틀을 하고서도 콜렛은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로얄돔과 8번 도로의 호텔에서 만났을때도, 울라울라섬의 카푸 마을에 가는 길에 만났을때까지만 해도 콜렛에게 글라디오는 허세가 넘치는 이상한 사람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쿠쿠이 박사로부터 받은 누리레느-아리안나가 특별한 색의 포켓몬이었기에 스컬단으로부터 노려지는 일도 간혹 있었으나 스컬단의 용병이라던 글라디오는 아리안나를 빼앗아 가려는 것 같지는 않았기에 그저 그것으로 콜렛은 글라디오에 대해 신경을 끊었었다. 글라디오로부터 코스모그를 지켜달라는 말을 들었었지만.

언제 글라디오를 좋아하게 됐더라, 귓가를 자극하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기억을 더듬던 콜렛이 저도 모르게 살짝 웃었다.

그때였다. 저 멀리 보이는 에테르하우스. 릴리에와 코스모그가 스컬단에게 납치당하고 뒤늦게 찾아온 그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배틀을 걸어왔을 때.

의미 없는 승부를 하게 해서 미안했다며 사과하는 모습에 호감이 생겼었지.

그 이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하면서 콜렛은 자신의 생각보다 상처가 많고, 귀여운 구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호감이었을뿐 이렇게까지 좋아는건 아니었는데.

글라디오가 보고 싶어.”

저도모르게 불쑥 튀어나온 본심에 콜렛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부끄러운 마음에 모자를 끌어내려 얼굴을 가리고 어쩔줄 몰라하는 콜렛을 미키슬림이 걱정스레 올려본다. 콜렛의 모자 속에서 잠자던 데덴네-네네가 갑작스레 밝아진 풍경에 잠에서 깨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콜렛의 어깨 위로 내려왔다. 그리고는 특유의 그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은채 콜렛의 볼로 뛰어올라 자신의 볼을 비빈다. 전기가 오르기 시작해 급히 떼어내자 장난스럽게 웃으며 네네는 해맑게 웃어보였다.

괜찮아. 보지 못해도. 만나러 가면 되니까.”

언제든 다시 방문해달라 요청하던 비케를 떠올리며 콜렛이 걱정스럽게 올려보는 미키슬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네네가 저도 쓰다듬어달라며 손 안으로 기어들어간다. 애정 넘치는 네네의 모습에 콜렛이 웃음을 터트렸다. 한바탕 크게 웃고 나니 기분이 나아졌지만 혹시라도 누가 자신의 웃는 모습을 보았을까 콜렛은 부끄러운 마음에 급히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마음을 놓고 편히 웃었다.

에테르 파라다이스는 언제나 콜렛에게 활짝 열려있었다.

한편, 그 시간 글라디오는 에테르 파라다이스의 2층 보호구역에서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머니-루자미네가 진행하던 실험을 모조리 취소하고 말 그대로 포켓몬의 보호에만 전념하기로 한 그의 가장 큰 지원자는 에테르 재단의 간부이자 그의 어머니의 곁을 늘 지켰던 비케여사. 아무리 대표의 아들이더라도 재단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는 그를 재단의 직원들이 쉽게 받아들일리는 없었지만 비케가 그를 옹호하고 나서자 크게 불거지는 문제는 없었다.

글라디오님, 이번에 보호구역으로 들어온 포켓몬들 중.”

글라디오님, 회복된 포켓몬들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일에 관하여.”

글라디오님, 타 지부에서 접견 요청이.”

한시도 쉬지 않고 쏟아지는 일에 지쳤음에도 내색하지 않고 글라디오는 하나씩 비케나 필요하다면 다른 이들의 조언을 구해서라도 일을 진행시켜나갔다.

그러다 쓰러지면 큰일이라며 휴식을 권하는 비케의 의견에도 아직은 더 버틸수 있다며 일에 몰두하고 있는 글라디오를 보며 직원들은 아직 서툴지만 노력하는 새로운 대표, 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비케는 쓰게 웃었다. 글라디오가 저렇게까지 노력하는 이유는 재단의 일도 일이지만, 그 아가씨의 영향인 것이 분명했기에.

비케님.”

직원 하나가 비케의 곁으로 다가와 귀엣말을 건넨다. 비케가 고개를 끄덕여보이자 주변의 직원들이 하나 둘, 보호구역 밖으로 향했다.

글라디오님.”

, 비케인가.”

피곤한지 눈 언저리를 주무르는 글라디오의 모습에 비케는 소리죽여 웃었다.

잠시 쉬시는게 어떠실까요? 직원들은 이미 물렸습니다.”

아직. 아직이야. 쉬고 있을 틈은 없어.”

휴식을 권하는 비케의 말을 이미 여러번 거절했지만 직원들까지 물리고 말해오는 경우는 별로 없었기에 글라디오는 한숨을 내 쉬며 조금전까지 보고있던 보호구역의 포켓몬들에 대한 보고서로 시선을 옮겼다. 쉬고 있을 틈은 없다. 포켓몬들의 생활에도 중요한 문제지만 이 일을 끝내지 않고서는 실버디와 함께 외출할수도, 콜렛을 만날수도 없다.

실버디가 외로운지 최근 장난이 늘었다. 콜렛을 만난지도 오래되었다. 급한 일만이라도 끝내고 챔피언 리그에 다녀와야한다. 알로라 최강의 챔피언. 그러나 글라디오에게 있어 귀여운 연인이 기다리고 있는 그 곳으로.

글라디오님.”

어쩐지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비케가 글라디오의 등을 떠밀었다. 가끔 비케의 강요에 앉아 쉬는 벤치로 밀린 글라디오가 억지로 앉자 비케가 그의 손에서 보고서를 빼앗았다.

손님이 오셨다고 합니다. 손님의 앞에서까지 일하시는 모습을 보이시려는건가요?”

손님?”

방문객이 아니라 손님. 비케의 그 단어에 주목하며 글라디오의 눈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찾아올 사람이 누가 있지, 고민하는 글라디오를 두고 비케는 후후 웃으며 물러났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고 검은 머리카락의 소녀를 발견한 비케가 몸을 굽혀 정중히 인사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콜렛님.”

, , 안녕하세요.”

마주 인사를 한 소녀가 조심스레 주변을 둘러보는 모습에 비케는 상냥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글라디오님은 안에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차분한 소녀가 인사하고 종종걸음으로 보호구역 안으로 사라지는 모습에 웃으며 바라보던 비케의 곁으로 직원이 다가왔다.

비케님, 말씀하신 다과입니다.”

고마워요. 이 보고서는 제 책상에 가져다주세요. 그리고, 앞으로 세시간동안 보호구역은 출입을 통제합니다.”

알겠습니다.”

비케에게 충실한 직원의 대답에 보고서와 다과 쟁반을 교환해 든 비케는 여유로운 걸음으로 보호구역 내로 향했다.

어린 연인이 오랜만에 만났다. 방해하게 할 수는 없다.

곁에서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어린 커플에게 다과를 전해주며 비케는 정중히 몸을 굽혔다.

그럼 글라디오님, 말씀에 따라 저희는 잠시 쉬겠습니다.”

살짝 윙크하는 비케의 모습에 글라디오가 작게 혀를 찼다. 조심스러운 기색의 콜렛을 살짝 훔쳐보고 글라디오는 소리없이 한숨을 내 쉬었다.

다들 고생했으니까. 푹 쉬라고 전해줘.”

웃는 얼굴로 물러가는 비케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던 글라디오가 이내 콜렛을 돌아보았다.

먼저 보러 갈 생각이었는데. 보고싶었다 콜렛.

'Pokemon > Reque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래카틀] 약속  (0) 2016.08.26
[태홍빛나] 죄인과 기다림  (0) 2016.08.22
눈보라가 몰아치는 은빛산  (0) 2016.08.22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