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pia's Library

{알록달록} 달리기 본문

Pokemon/Short Story

{알록달록} 달리기

Pialati 2019. 1. 19. 14:55

[달리기]



수조속에서 펄쩍 뛰어오른 빈티나가 다시 수조 안으로 떨어지며 내는 첨벙소리를 신호 삼아 운동장에선 신록과 카이나니, 그리고 카이안이 동시에 땅을 박찼다.

"앗."

빈티나의 튀어오르기때문에 사방으로 튄 물을 피해있던 셀브가 나지막히 탄성을 내뱉었다.

운동이라고는 매일의 산책이 전부였던 신록이 트레이너스쿨 내에서도 우열을 가리지 못하는 활동적인 두 사람을 따라가지 못하는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눈에 띄게 신록과 거리가 벌어지는 카이나니와 카이안을 보며 셀브는 한쪽 손으로 팔을 받치며 턱을 괴었다.

"왕!"

보다못한 신록의 가디가 운동장에 뛰어들어 곁에서 함께 뛰기 시작하자 그에 질세라 신록의 모자를 쓴 메테노가 쏜살같이 날아가 보조를 맞추었다. 어느새 도착선에 멈춰 선 카이나니와 카이안도 손나팔을 만들어 신록을 향해 소리쳤다.

"언니 조금만 더 힘내!"

"거의 다 왔어!"

숨이 턱까지 차올라 얼굴도 새빨갛게 달아오른 신록이 뛰다 못해 흐느적거리는 몸짓으로 도착선에 도착하고 그새 몸에 힘이 빠졌는지 풀썩 주저앉자 가디가 달려들어 달아오른 신록의 뺨을 핥았다.

"언니, 진짜로 괜찮겠어?"

양 손을 허리에 올린 카이나니의 질문에 겨우 숨을 고르던 신록이 난처한 얼굴로 우물거리다 힘없이 웃었다.

"해 봐야죠."

"그렇지만 언니, 우리 지금 100M 뛴건데?"

곁에 선 카이안이 고개를 주억거리는 모습에 신록은 멋쩍은 얼굴로 땀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뗐다.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너무한 일이었다.

"미안해. 둘 다."

"신록이 도와달랬으니까 같이 하는건 괜찮은데."

"갑자기 무슨 일이야?"

빈티나의 수조를 안고 다가온 셀브가 수조를 내려놓고 특제 후르츠밀크를 내밀며 묻는 말에 차가운 병을 받아든 신록이 머뭇거렸다.

"언니가 말하기 싫으면 안해도 되지만."

튀어오르기 전보다 반은 사라져버린 수조의 물을 누리공에게 부탁해 채우며 카이나니가 얼른 말했다. 신록이 체력을 길러야겠다며 도와달라고 부탁해온게 어제의 하굣길. 체력이라면 자신있기에 선뜻 수락했으나 궁금한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언제나 느긋하게 걸어다니지 뛰는 일이라곤 거의 없는데다가 카이안이 같이 하자고 유혹하던 서핑도 늘 수영을 할 줄 몰라 무섭다며 늘 거절하던데다가 몸을 쓰는 운동같은 일에는 일절 관심도 없던 신록이 갑자기 체력운운하며 도와달라 했을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마련이었다.

갑작스런 부탁에도 선뜻 도와주겠다고 한 친구들을 보며 망설이던 신록은 고개를 젓고는 이내 결심한듯 대답했다.

"졸업하면 섬 순례를 떠나려고."

"섬 순례?!"

신록의 말에 휘둥그레 눈을 뜬 세 사람이 입을 모아 외치자 신록은 머쓱한 얼굴로 메테노에게서 모자를 받아 제 머리에 푹 눌러 썼다. 아직 이모님께도 말씀드리지 못한 자신의 결심. 트레이너스쿨의 합숙 도중에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던 친구에게는 이야기를 했었지만, 그 이후 아무에게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그 결정을 졸업을 코앞에 두고 친구들에게 밝혔지만 어쩐지 부끄러워 신록은 애꿎은 모자만 계속 만지작거렸다.

"언니는 섬 순례 안할거라며!"

"맞아맞아!"

"왜?"

당황한 카이나니와 카이안의 반응에 셀브가 신록을 바라보았다.

"그게, 듣고 웃기 없기야?"

"안 웃어!"

"오빠, 시끄러워."

여전히 머뭇대는 신록의 모습에 카이안이 버럭 대답하자 카이나니가 이맛살을 찌푸리곤 타박했다. 입을 비죽인 카이안과 카이나니, 셀브가 신록을 주시하자 신록은 머뭇머뭇 말을 이었다.

"기다리는거 그만 하고 이제 내가 하고 싶은걸 하고 싶은데, 그럼 강해져야 할 것 같아서."

"신록이 하고 싶은건 뭔데?"

셀브의 질문에 신록은 작게 숨을 들이쉬었다. 제일 어려운 질문이었지만 이모님도 똑같은 질문을 하시겠지. 눈을 질끈 감고 신록은 천천히 대답했다.

"풍경을 보고 싶어. 트레이너 스쿨과 말리에시티 외에도 다른 풍경하고 다른 포켓몬들을 만나고 그 어우러진 풍경을 쌓고 싶어."

제 생각을 말로 전달하는것은 몇번이어도 너무 어렵다. 이모님은 몇번이고 다시 물어 주시니 대답을 하다 보면 전달이 되었지만 아직 신록은 하고싶은 말을 잘 전달하는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체력을 기르고 싶어. 강해지면 어디든 갈 수 있을테니까."

신록의 대답에 카이안이 눈을 끔뻑이더니 물었다.

"왜?"

카이안의 물음에 신록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친구들을 보았다.

"도와줄건데, 신록이랑 달리기같은건 몇번이고 같이 해 줄 수 있는데말야."

어딘지 얼빠진 얼굴을 한 카이안의 곁에서 카이나니와 셀브가 작게 한숨을 내 쉬었다. 왜지, 뭐지. 웃을거라고 생각한 친구들이 웃기는 커녕 어쩐지 이상하게 흘러가는 반응에 신록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다른 풍경을 보고 싶었고 제일 첫 걸음은 섬 순례라고 생각했다. 섬 순례를 하고 여행을 떠나려면 분명 체력이 강해야 할테니까 체력이라면 스쿨 내에서도 자랑인 친구들에게 부탁했던건데. 뭐가 잘못됐나?

"쟤는?"

카이안이 보지도 않고 살짝 가리킨 손 끝을 따라 신록이 시선을 돌리자 느긋한 얼굴로 앉아 풀을 뜯어먹고 있는 한마리의 포켓몬이 있었다.

알로라에서는 보기 드문 저 포켓몬은 얼마 전 칼로스의 트레이너 스쿨 합숙때 인연이 닿게 된 친구로부터의 선물. 포켓몬 라이드가 없는 칼로스에는 저 포켓몬과 그 진화형인 포켓몬을 종종 탈것으로 이용한다고 했었던가.

"?"

느긋하게 풀을 뜯어먹다가 자신을 보는 시선에 영문을 몰라하는 메이클을 보며 신록은 한발 늦게 아, 나지막한 신음을 내뱉었다.

몇번이고 메이클의 푹신한 풀 모피에 앉아 함께 사라사블레를 나눠먹으며 호쿠라니 큰산을 올랐다. 트레이너스쿨에서도 종종 메이클이 신록을 태우고 걸었고, 카이나니와 카이안도 몇번 얻어탔던 전적이 있던 터라 카이안의 질문은 아마도 리베르디를 두고 나온 질문일터였다.

"신록도 운동을 해야겠지만."

이제야 겨우 달아오른 얼굴이 진정되어 제 얼굴색을 되찾은 신록을 보며 셀브가 말을 이었다.

"운동이라면 쟤가 더 필요할것 같은데? 처음 봤을때보다 뱃살이 늘었어."

셀브의 지적에 난감한 얼굴을 한 신록은 힘없이 웃었다.





"그래서, 지금 운동을 하고 있는거야?"

말리에시티 외곽을 신나게 질주하는 메이클과 자신의 곁에 힘없이 주저앉은 신록을 번갈아보던 알렉이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물었다. 한손으로 입을 감싸쥔채 묻는 말에 부루퉁한 얼굴로 입을 비죽 내민 신록은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

"집에 와서 이모님께도 말씀 드렸는데, 섬 순례때는 도와줄 수 없으니까 미리 도와주신다고 훈련 스케쥴 짜 주셨어요."

"그게 어제 하고 있던 포켓몬 배틀 연습이구만."

"에르노 님도 말씀 하셨지만 리베르디와 함께라면 조금 더 멀리 풍경을 보러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졌거든요."

에르노. 칼로스에 있다는 친구랬나, 에르노의 이름을 몇번 읊조린 알렉은 이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신록을 물끄러미 내려보다가 몸을 숙여 눈높이를 맞추었다.

"포켓몬들과 함께인데 네가 더 훈련을 할 필요가 있어?"

"더 멀리 가고싶으니까요? 리베르디하고 디디, 메테나 티나는 더 할 수 있는데 제가 걸림돌이 되면 안되잖아요."

"그렇게 풍경을 보는게 좋아?"

알렉의 물음에 신록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알렉을 보았다.

"물론이죠. 지금 보고 있는 풍경도 어제와는 다른걸요. 저 흔들리는 나무 보여요? 어제는 저기서 깨비드릴조가 튀어나왔는데 오늘은 무장조가…, 리베르디!"

흔들리는 나무에서 튀어나온 무장조에게 공격받는 메이클을 보고 기겁한 신록이 부리나케 달려가는 모습에 알렉은 작게 웃으며 느긋한 걸음으로 그 뒤를 따랐다.

"디디! 불꽃세례!"

신록의 몬스터볼에서 튀어나온 가디가 힘껏 불을 내뿜자 무장조가 놀라 도망쳤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돌아보자 울망울망한 눈으로 올려보는 메이클의 꼬리에서 한줄기 연기가 피어올랐다. 가디의 불꽃이 튀었나? 놀란 신록이 메이클의 꼬리를 살펴보자 다행히 불꽃이 스쳤는지 조금 그을렸을 뿐이었다.

"디디!"

가디가 찔끔한 표정을 지으며 슬쩍 꼬리를 말자 신록은 한숨을 내 쉬었다. 티나는 튀어오르기밖에 못 쓰니까 어쩔수없지.

"리베르디, 포켓몬센터에 가자. 일단 돌아와."

평범하게 붉은 몬스터볼 사이에 메이클의 럭셔리볼이 자리잡고 신록은 가디와 함께 알렉을 돌아보았다.

"아저씨는 이제 뭘 할거예요?"

"메테 줄 간식 사러?"

"자꾸 애들 간식 주지 마요. 메테도 디디도 아저씨 간식 주는 사람으로 인식하던데."

부루퉁하게 투덜거리는 신록의 머리를 가볍게 토닥이고 알렉은 팔짱을 끼었다. 그러게, 이웃집 꼬마 아가씨가 섬 순례를 떠나면 자신은 이제 무엇을 하나.

"같이 안가요?"

어느새 앞장서 걷던 신록의 물음에 알렉은 어깨를 으쓱이고 그 뒤를 따랐다. 무엇을 하긴, 말괄량이 꼬마 아가씨 여행길이 불편하지 않게 살펴줘야지.

천천히 걷던 신록이 뛰기 시작 했으니 그 발이 어딘가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하는게 알렉이 할 일이었다. 어디까지 달릴지는 신록만이 알테지만, 신록이 잘못 밟고 넘어지거나 발을 접질리지 않도록 방해물은 치워둬야겠지. 섬 순례자들의 시련에 대해 정보를 모아야겠다 생각하며 알렉은 기다리고 있던 신록의 곁으로 다가가 함께 걷기 시작했다.










키워드 달리기가 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내용까지 흘러갔을까요............진짜 이해불가다.........

'Pokemon > Short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석  (0) 2018.07.08
[알렉신록] 메테의 코어는 연녹색  (0) 2018.06.14
[신록] 찾아라 큐아링! 닿아라 린에게!  (0) 2018.03.05
[신록] 외로움  (0) 2018.03.02
선물  (0) 2017.05.05
Comments